Hanbange 3.0 - (C) Breadu Soft 2003

제 17 화

여러분

이분은 제 사부님이오
각자 소개를 하시오

몽골에서 온 금륜국사요

천축국에서 온 니마성이오

파사국에서 온 윤극서요

저는 양과입니다
만나 뵈어 영광입니다

난 마광좌요
모두 이름을 말했으니

주인도 당연히
소개해야 하지 않소?

곡주님께 무례하게 굴지 마시오

일옹

멀리서 오신 분들이라
우리의 예를 모르실 것이다

모두 앉으십시오

뒤늦게 인사드리는 것을
이해해 주십시오

제 성은 공손이며
이름은 '지' 입니다

별 말씀을 다하시오

오늘 경사가 있다기에
선물을 준비했으니

- 부디 사양은 마십시오
- 그래서야 안 되지요

워낙 인적이 드문 곳이라

이렇게 찾아주신 것만으로
과분한 선물입니다

혼례는 잠시 후에 열리니
차나 드시며 기다리시지요

술은 잠시 후에
대접하겠습니다

곡주님, 주백통을...

가두었다고 들었는데

물어볼 게 있으니
만나게 해 주십시오

내 보물을 훔치고
무기를 망가뜨려서

벌을 내리고 추방했소

그러니 혼례가 끝나면
나가서 찾아보시오

곡주, 따분해서 견딜 수가 없소

술도 고기도 없고
차까지 싱거운 것 같아

혼례식엔 술과 고기가 있소?

당현종 때 거처를 옮긴 후
선조께서 육식을 금하셨소

전통을 따르는 것이니
부디 이해하시오

천보년에 이곳으로
거처를 옮기셨군요

참으로 역사가 깊습니다

아닙니다

그럼 당신 조상은
양귀비도 만났겠군

조상님께서 당시
관직에 계시긴 했소만

조정이 어지러워지자
은둔 생활을 하셨소

그럼 양귀비가 발 닦은
물도 마셨겠네?

소상자

곡주님은 손님이라고
정중히 대해주시는데

무슨 발버릇이오

우리 내기할까?

당신 조상은 양귀비 발 닦은
물을 마셨을 거야

그걸 어떻게 아셨소?

소상형도 같이 마셨소?

양귀비 발 닦은 물을
분명히 마셨을 거야

그러니까 냄새나는 고기를
안 먹는 거지

그거 맞는 말이네
그래서 그런 거군

소상선생

왜 남의 식습관을 갖고
트집을 잡으세요?

곡주님이 당신에게
뭘 잘못했소?

불만이 있는 듯한데
정정당당히 겨룹시다

좋지

백발 수염 늙은이
당신 무기는 뭐지?

내 무기가 궁금하다면
보여주지

가져와

난 이걸로 하지

이게 이름이 뭔지 아나?

생김새를 보니
고상한 이름은 아니겠군

맞아, 개털 깎는 가위지

오늘 털 긴 괴물을
만날 줄 알고

털 깎아주려고 가져왔지

너무 길어 걱정이었는데

공짜로 잘라준다니
거참 잘됐군

뻔뻔해서 맘에 드네
덤벼보라고

왜 반격을 안 하지?

때려보지도 않고
그걸 어떻게 알아?

긴 털이 몽땅 잘렸군

정말이네

일옹

넌 고수의 상대가 아니니
물러가라

예

안돼! 계속 하자고

수염이 정말 멋지군
어서 덤비라고

가만 안 두겠다

노완동, 가위는 돌려주세요

알았어, 그만두자고

노완동?

들켜버렸네, 김새는군
돌려주지

내게 불만이 있나
왜 내 걸 가져가요?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이 있잖아

그건 무슨 소리죠?

역시 노완동이군

그건 비밀이야, 간다

가긴 어딜!

- 주백통
- 내 앞을 막아?

이게 몇 번째지?
이번은 못 봐준다

일옹, 소상선생
잠깐 물러나시오

- 녹악, 어망을 쳐라
- 네

포진하라

그물을 쳐도 소용없어

망을 뚫는 법을
내가 알아냈다니까

노완동

어망 다섯 장을 쳐도
빠져나갈 수 있느냐?

이런 법이 어딨어

그럼 우리 거래를 하지

훔친 보물 네 개를
모두 돌려주면

얌전히 내보내 주겠다

내가 당신 물건을
뭐 하러 훔쳐?

물러가라

노완동

보물을 내놓지 않고
살아나갈 생각마라

내가 훔쳐가는 걸
봤나? 봤어?

뜨거운 맛을 봐야
내놓을 건가?

이런 고얀 것을 봤나
훔쳤다는 증거 있어?

증거 있냐고?

못 믿겠으면
옷을 벗어서 보여주지

주백통
누가 옷을 벗으랬지?

옷은 왜 벗지?

바지까지...그만 하시오

있나 없나 보라니까

보라니까, 보라고

보라고

샅샅이 훑어 봐
너도 봐, 너도

내 서재와 검방, 영지방
약방에서 훔친 건 어쨌지?

답답한 늙은이 같으니

무슨 소린지 기가 막혀
말이 다 안 나오네

지금 누가 할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어서 옷이나 입어

여제자도 많은데
부끄럽지도 않나?

그게 뭐 어때서?

태어날 때부터
벌거숭이였는데

부끄러울 게 뭐 있어?

늙어서 새파랗게 젊은
마누라 얻는 건 어떻고

부끄러운 줄 아쇼

망측해라

너...

노완동
물어볼 게 있는데

큰일이네, 이러다 감기들겠어

방울은 어디서 났죠?

기다려요

잡아라

사부님, 저들을 잡아올까요?

노완동

고모

정말 고모구나
얼마나 찾았다고

고모

왜 가버린 거야
내가 뭘 잘못했어?

노완동의 방물 덕분에
고모를 찾았어

고모

얼마나 찾은 줄 알아?

날 못 알아보겠어?

내 얼굴을 좀 봐

고모! 나 양과라고

- 잘 못 보셨소
- 그럴 리 없어요

- 모른다지 않소
- 고모가 분명해요

고모, 고모!

공자 고모의 성이 뭐죠?

용(龍) 씨예요

저 낭자의 성은 류(柳) 씨요

저 낭자는
곧 나와 혼인할 낭자요

혼인이라고요?

그럴 리 없어

고모는 용 씨예요
류 씨가 아니예요

금륜국사
당신이 좀 말해 보시오

그건...낭자의 모습을
자세히 못 봐서

확실히 모르겠네

못 봤을 리 없소
내 고모가 맞다고

직접 겨뤄봤으니
알 것 아니오

나는 잘 모르겠네

국사는 역시 공정하시군요

아직도 못 믿겠소?

양공자
잘못 본 게 맞습니다

제 새어머니가 될 분은
용 씨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불러와서
자세히 보면 되잖소

무슨 소릴 하는 건가?

곧 혼례를 올릴 신부를

혈기왕성한 사내가
멋대로 만나다니

말이나 되는 소린가?

정말 쩨쩨한 인간들이군

고기도, 술도 안 주고

다른 사내를 만난다고
남에 신부가 되나?

뭐가 아까워 안 보여줘?

빌어먹을 관두쇼
양형제, 그만 가세

혼례식에 모시고
술이나 대접하려 했는데

면목이 없어
붙잡지도 못 하겠습니다

출구를 안내할
사람을 보내지요

공손곡주

잡아도 갈 생각이오

당신이 따르는 술도
싱거울게 뻔하니까

여러분, 안 그렇소?
갑시다

- 먼저들 가세요
- 갑시다, 국사

전 남아서 축하주를
마시고 가겠습니다

방금 그 낭자가
제 고모와 너무 닮아서

실례를 범했으니 이해하십시오

그럴 수도 있지요
미안해 마시오

다만 류낭자 같은 미인이
또 있다는 게 놀랍구려

그렇군요

헌데 저 낭자와
어떻게 만나셨죠?

하늘이 맺어줬소

수선대청에 가서
혼례식을 기다립시다

[KIN무협] 신조팬

곧 혼례가 시작됩니다

옷을 입으셔야죠

알았어요

내 얼굴을 봐

나야, 양과라고

고모

날 좀 봐

고모

양형제, 괜한 생각 말게

조용히 기다렸다가
술이나 마시세

양형제, 어딜 가려고?

양형제가 어딜 가는 거요?

류낭자를 찾으러 가겠죠

양과를 왕야에게
데려온 건 당신이오

그가 사고라도 내서
우리까지 연루되면

당신이 책임지시오

소상형, 그렇게 말하면 쓰나

함께 들어왔으니까
나갈 때도 같이 나가야지

양형제에게 사고가 생기면
우리 체면이 뭐가 되겠소?

국사, 안 그렇소?

괜한 걱정 말고 기다리시오

손님, 어딜 가십니까?

뒷간이 급해서

- 화장실은 저쪽입니다
- 어디요?

- 저쪽이요
- 고맙소

당신이군요

여기서 뭘 하는 거죠?

사람을 찾고 있소

류낭자를 찾나요?

이쪽으로 오세요

여긴 도처가 함정이라
돌아다니면 위험해요

상관없소
고모만 찾으면 되요

어떻게 고모라고 확신하죠?

고모라면 왜 당신을
몰라봤겠어요?

그건 모르겠소

어쩌면 의부님처럼
정신이 이상해져서

자기가 누군지 모를지도...

아니야

그녀 눈빛은 분명
나를 알아보고 있었어

양공자는 마치 고모를
연인처럼 말하는군요

낭자 말이 맞소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오

고모를 사랑하다니
그건 패륜 아닌가요?

아니오

실은 친 고모가 아니라
사부님이오

고모는 어린 내게
무공을 가르쳤고

나를 사랑해준
유일한 사람이었소

원한다면 우리 사연을
낭자에게 들려주겠소

육가장에서 나와서
난 결심했지

세상 사람들이 다 반대해도

고모와 혼인해서
평생 함께할 거라고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군요

장유유서를 배운 저로선
그게 옳은지 모르겠지만

공자가 존경스러워요

모든 걸 다 버리고
고모를 사랑하다니

당신의 마음을 안다면
그녀는 행복할 거예요

하지만, 어느 날...

고모는 말도 없이
날 떠났소

이유를 모르겠소

오늘 고모를 만나
얼마나 기뻤는데

날 아는 척도 안 하고

왜 화가 났는지
도무지 모르겠소

어쩌면 정말 고모가
아닌지도 몰라요

잘못 봤는 지도...

아니

함께 지낸 시간이 얼만데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
웃음소리까지

내게 얼마나 익숙한데

향기만으로도
그녀를 알아볼 수 있소

내가 잘못 봤을 리 없소

류 씨라고 말한
이유를 알겠어

내가 양 씨기 때문이야

낭자, 부탁이오

그녀를 만나게 해 주시오

아버지께 들키면
정말 큰일나요

알았소
곤란하게 하기 싫으니

내가 찾겠소

방만 수백 개가 넘는데
어떻게 찾아요?

혼례도...곧 시작되고요

포기할 수 없소

낭자, 그럼 이만

양대형

기다려요

류낭자를 데려올 테니
기다리세요

정말이요?

고맙소, 공손낭자

원해서 하는 일이니
고마워할 것 없어요

낭자께선 준비가 되셨느냐?

모릅니다
들어오지 말라셔서...

시중은 내가 들테니
혼례 준비를 도와라

어서들 가봐

알겠습니다

도울 것도 없으니
나가봐요

기분이 안 좋아 보여요

원래 그런 걸요

좋을 것도 없고
나쁠 것도 없지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옷을 갈아입기 싫으면
같이 나가요

숲에 꽃이 만개해서
향기가 좋아요

저와 같이 가봐요

그러죠

[KIN무협] 신조팬

향기롭지 않나요?

근심을 잊게 해 주겠소

낭자를 괴롭히는 정을
끊어버리고 싶다면

다시 만나도
무감각 하길 원한다면

나와 혼인하시오

고모, 날 좀 봐
내가 양과라고

고모만 사랑하겠다고
내가 약속했잖아

근심을 잊게 해 주겠소

나와 혼인만 하면...

고모

나를 잊은 거야

고모...

왜 모른 척 하지?

난 당신 고모가 아니에요
잘못 봤어요

왜 모른 척 해?

고묘에서 천라지망을
가르쳤던 걸 잊었어?

함께 옥녀심경을
연마했던 것도 잊었어?

- 우리가 육가장에서
- 그만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당신을 알지도
만난 적도 없어요

어쩜 이토록 무정하지

날 한 번만 봐줘

내 얼굴을 보라고

나야, 고모의 양과라고

내가 양과라고

고모...고모!

고모

이곳의 이름은 절정곡이죠

정을 끊은 이들이
사는 곳이에요

어서 여기서 나가서

화려하고 즐거운
바깥세상으로 가요

재미있어지는데

고모!

녹악, 어서 나와라

옷을 입혀드리려던 거예요

젊은이, 좋은 뜻에서
혼례에 초대했건만

어째서 소란을 피우고

신부를 못 살게 구는가?

목숨은 살려줄 테니
어서 여기서 나가게

다시는 찾아오지 말게

고모, 난 안 가요

가자

싫어, 안 가
고모!

- 류낭자, 괜찮소?
- 평생 함께 하기로 해놓고

이제 시간이 없소

옷을 갈아입고
혼례를 시작합시다

고모만을 사랑한다고
약속했잖아

평생토록 말이야

그것마저 잊은 거야?

어서 가자

내게 잘못이 있다면

차라리 때리고 욕해줘

나를 죽인다고 해도
원망 안 할게

제발...모른 척만 말아줘

고모...고모

곡주님의 명이시다
어서 가자

- 이거 놔
- 어서 가자

- 이거 놔
- 따라와

이거 놔, 고모...

일옹

저자를 끌어내라

고모! 이거 놓으라고

우리 함께 가자

고모...

잘 생각해 봐요

둘이 결혼하면 양과는
손가락질 받을 거예요

손가락질 받을 거예요

난 당신을 모르고

같이 가는 일은
더욱 없을 거예요

당신이 하는 소리는
하나도 모르겠어요

가세요

- 양형제
- 비켜라

이봐
좋은 말로 할 때 가라고

사부님은 손님을
홀대하는 걸 싫어하셔

고모가 정말 날 잊었다면

지금 날 죽이고
이곳에 묻어줘

죽어서도 곁에 있도록...
그 후에 저자와 혼인해

이것이 감히!

조심해요!

비켜!

고모에게 하는 말이니
넌 상관 마

곡주님이 떠나라고 하셨다

명을 어길 시엔
용서치 않겠다

싫소

고모가 안 가면
나도 남겠소

설사 죽어서
내 몸이 재가 되어도

함께 할 거요

양공자
당신을 죽일 거예요

어서가요

무슨 소릴 하는 게냐?

낭자의 말은 고맙소

고모가 날 모른다면
살아도 무슨 의미가 있겠소

이놈아

사부님의 혼례라 해서
널 살려줄 것 같으냐?

늙은이, 날 죽이는 게
쉽지는 않을걸

노완동이 못 다 자른
수염을 마저 잘라주지

맛 좀 봐라

우린 들어가서 쉽시다

일옹이 알아서 할 거요

잠깐

늙은이, 수염 기르는 데
얼마나 걸렸소?

무슨 상관이냐?

내가 삼 초 안에 수염을
잘라버릴 테니까

헛소리 마라

이토록 오래 싸워도
승부가 안 났는데

삼초 안에 승부를 내겠다?
웃기지 마, 덤벼!

내 수염, 내 수염!

이봐, 못생겼던 얼굴이

수염까지 없으니
못 봐 주겠군!

그렇지 않소?

받아라

내 수염

양과, 오늘 죽기 전엔
여기서 못 나갈 줄 알아

나갈 생각도 없었소

무기를 가져와!

모욕을 씻지 않으면
내가 사람이 아니다

무기를 놓친 사람을
죽일 순 없지

너도 무기를 가져와
공평하게 죽여주마

무기가 없어도
날 못 죽인다

당신은 내 상대가 아니니까

허나 무기를 안 가져오면

겁이 나서 그러는 줄로
착각할 테니

아무 거나 골라보지

고모가 바꾼 성처럼
버드나무로 싸우지

늙은이, 덤비라고

- 대단해!
- 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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